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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

by my-7story 2025. 6. 11.

달러 뭉치

 

지난 글에서 기업의 '성적표'인 손익계산서와 '건강검진표'인 재무상태표를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재무제표만으로는 기업의 실제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이 이익을 냈다고 해도 현금이 부족할 수 있고, 자산이 많아 보여도 실제 현금 흐름은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기업의 실제 현금 흐름을 보여주는 현금흐름표입니다. 현금흐름표는 기업의 생존력과 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현금흐름표의 세 가지 핵심 영역을 초보자의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영업활동

현금흐름표는 기업의 현금이 실제로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는지를 상세히 보여주는 보고서입니다. 앞서 살펴본 손익계산서가 기업의 수익성과 최종 성과에 초점을 맞춘다면, 현금흐름표는 기업의 생존성과 재무적 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핵심적인 지표입니다. 현금흐름표는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뉘는데, 그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영업활동 현금흐름(Operating Cash Flow)**입니다. 이는 기업이 자신의 본업을 통해 실제로 벌어들이거나 지출한 현금의 흐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손익계산서상으로는 1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하더라도, 실제 현금 흐름은 훨씬 적을 수 있습니다. 이는 제품을 팔고도 아직 돈을 받지 못한 외상매출금이 늘었거나, 팔리지 않은 재고가 쌓였을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손익계산서상으로는 이익이 났지만, 실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순이익보다 낮거나 심지어 마이너스(현금이 외부로 나간 상황)를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감가상각비처럼 기업이 건물을 사용하면서 가치가 줄어드는 것을 비용으로 처리하지만, 실제로 현금이 빠져나가지 않는 항목도 있습니다. 이러한 비현금성 비용은 손익계산서에서는 이익을 줄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금흐름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계산할 때는 다시 더해주게 됩니다.

따라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꾸준히 플러스(+)를 기록하는 기업은 자신의 본업으로 안정적으로 현금을 잘 벌어들이고 있다고 간주됩니다. 만약 이 수치가 몇 년간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기업이 아무리 손익계산서상 이익을 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실제 현금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익이거나 회계상의 착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나 일부 성장주에서는 손익계산서상으로는 흑자를 기록하지만,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나 재고 증가 등으로 인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으므로, 이 지표의 건강성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이 회사가 정말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는가?"에 대한 가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답을 제공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투자활동

현금흐름표의 두 번째 중요한 영역은 **투자활동 현금흐름(Investing Cash Flow)**입니다. 이 지표는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해 설비, 부동산, 기술 개발(연구개발) 등에 얼마나 많은 돈을 지출했는지, 또는 반대로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매각하여 얼마의 현금을 회수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투자활동 현금흐름 항목은 일반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공장을 짓거나, 최신 기계를 도입하거나,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끊임없이 자본을 지출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제조 기업이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새로운 공장을 짓는 데 500억 원을 투자했다면, 이 500억 원은 현금 유출로 기록되어 투자활동 현금흐름에 마이너스 요소로 반영됩니다. 반대로, 기업이 노후화된 기계를 팔아서 1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면, 이 100억 원은 현금 유입으로 표시됩니다. 즉,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신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마이너스라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만약 이 투자활동 현금 유출 수치가 지속적으로 매우 크게 나타난다면, 기업이 무리한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거나 비효율적인 자산 운용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투자 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이 과도하게 큰데, 그에 상응하는 영업활동 현금 유입이 충분하지 않다면, 이는 기업의 재무 상태에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대로 기업이 매년 꾸준히 자산을 매각하여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면, 이는 기업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어 어쩔 수 없이 자산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구조조정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해석할 때는 단순히 숫자의 크기만을 볼 것이 아니라, 해당 투자의 맥락과 지속성, 그리고 영업활동 현금흐름과의 균형 여부를 함께 살펴봐야 기업의 투자 전략과 미래 성장 방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재무활동

현금흐름표의 마지막 영역은 **재무활동 현금흐름(Financing Cash Flow)**입니다. 이 지표는 기업이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거나, 반대로 빌린 자금을 갚으면서 발생한 현금의 이동을 보여줍니다. 주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거나(차입금), 회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거나, 주주들에게 돈을 받고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는 유상증자, 그리고 주주들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배당금 지급 등이 이 재무활동 현금흐름 영역에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사업 자금을 위해 은행에서 50억 원을 대출받았다면, 이 50억 원은 현금 유입으로 기록되어 재무활동 현금흐름에 플러스(+) 요소로 반영됩니다. 반대로, 빌렸던 대출금을 상환하면 그 금액은 현금 유출로 기록되어 마이너스(-)가 됩니다. 또한, 주주들에게 이익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 역시 기업에서 현금이 빠져나가는 것이므로 현금 유출로 표시됩니다. 이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이 현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외부 자금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또는 반대로 현금이 충분히 남아돌아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급할 수 있을 만큼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꾸준히 플러스(+)를 기록한다는 것은 기업이 은행 대출이나 주식 발행 등을 통해 외부에서 자금을 계속해서 끌어오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면, 이는 기업이 부채를 상환하거나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급하는 등 외부로 현금이 나갔다는 의미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자금의 흐름이 기업의 전략적인 결정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당장의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를 구별하는 눈을 갖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투자활동 현금흐름 모두에서 현금이 줄어드는데, 오직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만 큰 플러스가 나타난다면, 이는 회사가 외부 자금 없이는 운영이 어려운 위기 상황일 수도 있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의 경우, 새로운 투자를 위해 많은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활동 현금 유출이 크고, 이를 메우기 위해 재무활동 현금 유입도 많은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사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에서는 오히려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벌어들인 현금으로 부채를 갚거나 배당과 자사주 매입(기업이 자기 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이는 것)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따라서 이 재무활동 현금흐름을 해석할 때는 해당 기업의 현재 성장 단계와 전반적인 사업 전략 방향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금흐름표는 손익계산서상 이익이 아닌, 기업의 실제 현금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재무제표입니다. 아무리 많은 이익을 냈다고 하더라도, 실제 현금이 없으면 기업은 운영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현금흐름표를 통해 기업이 본업으로 현금을 얼마나 잘 벌고 있는지, 그 번 돈을 어디에 투자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운용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기업의 생존력과 미래 전략을 통합적으로 읽어낼 수 있습니다.